거리 체감온도 직접 재보니
어제 기상청 발표는 35.8도, 강남 39.4도, 광화문 39.2도
직사광선·복사열로 훨씬 높아… 토요일 비온 후 기온 떨어져
"어휴, 정말 덥네요. 어제보다는 조금 낫지만 그래도 죽을 맛인 건 마찬가지예요."
6일 오후 2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앞. 하루 평균 유동(流動) 인구가 약 20만명에 이르는 번화가를 걷는 행인들은 찜통더위에 지친 듯 찡그린 얼굴이었다. 이 일대에서 일한다는 김모(26)씨는 "언제까지 폭염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이날 기상청이 발표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섭씨 35.8도. 8월 기온으로는 1949년 이래 63년 만에 가장 뜨거웠던 지난 5일(36.7도)보다 섭씨 0.9도 떨어졌다. 그러나 사람들이 실제 느끼는 체감(體感)기온은 이보다 훨씬 높았다.
취재진은 시중에서 구입한 2만~3만5000원짜리 온도계를 들고 6일 오후 2시쯤 서울 강남구(2호선 강남역), 중구(광화문 광장), 서대문구(2호선 신촌역) 등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로 나가 직접 길거리 기온을 측정했다. 실측된 기온은 기상청 발표보다 최대 4도 가까이 더 높은 섭씨 40도를 들락날락했다.
강남역 인근 차도에선 온도계 수치가 39.4도까지 치솟았고, 광화문 광장 차도는 39.2도, 2호선 신촌역 일대 차도 역시 39도로 측정됐다. 6일 낮 서울 도심은 온대(溫帶)가 아닌 열대(熱帶)에 속했던 셈이다. 이 세 곳의 차도에서 약 15~50m 떨어진 인도와 골목길에서 잰 기온도 37.2~38.3도에 달해, 기상청 발표보다 1.5~2.6도 더 높았다. 기록적인 8월 더위(36.7도)를 기록한 지난 5일의 길거리 기온은 섭씨 40도를 훌쩍 넘었을 수 있다.
취재진은 이날 온도계를 목 부위에 놓고 기온을 측정했다. 기상청의 기온 측정기준(지표면에서 1.5m 높이)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서였다. 그런데도 기상청 발표 기온과 길거리 기온은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크게 ①직사광선 ②복사열 ③주변 환경의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선 기상청에선 세계기상기구(WMO) 규정에 따라 직사광선을 차단한 상태에서 기온을 재지만 길거리에선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는 점이 다르다. 기상청 관계자는 "직사광선 영향이 섭씨 1도는 좌우한다"고 말했다. 기상청 온도계는 잔디밭에 위치한 반면 도심 거리는 콘크리트 바닥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잔디밭은 콘크리트보다 복사열을 덜 내뿜기 때문에 길거리보다 기온이 떨어진다. 바깥으로 열을 방출하는 에어컨이나 햇빛을 반사시키는 구조물도 길거리 기온을 상승시키는 주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폭염은 이번 주말쯤 수그러들 전망이다. 토요일인 오는 11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방에 비가 내리면서 지난 5일에 비해 낮 기온이 최대 섭씨 5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박은호 기자 unopark@chosun.com]
[김정환 인턴수습기자(서울대 정치학과 졸)]
[엄정민 인턴수습기자(서울대 인류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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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이 지속된 6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신촌역 인근 온도계가 39도에 육박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foru82@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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