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일 화요일

남자들은 왜 촌스러운 여자들을 좋아할까?



[조현아 기자] 서점을 돌아다니다 보면 나쁜 여자, 악녀 등의 타이틀을 내건 서적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이런 책들은 의외로 높은 판매율을 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21세기 악녀는 일과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악(惡)하게 노력하고 즐(樂)기는 20대 여성의 워너비 아이콘이다. 거절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자신이 희생하더라도 주변 사람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빠진 여자들이 대다수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현실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물론 100%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 시대상을 반영하고 함축적인 파악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과거 드라마 속에서 캔디걸 캐릭터가 주목을 받았다면 이제는 악녀가 인기다. 그들은 당당하고 자신 있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의 독한 성격과 강한 자존심은 패션을 통해 많이 드러난다. 비비드 컬러와 스모키 메이크업, 화려한 액세서리가 매력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렇듯 악녀에 대한 여자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운 가운데 정작 남자 주인공들은 악녀보다는 여전히 촌스러운 캔디를 사랑하는 것 같다. 왜 남자들은 결국 두 명의 여자 중 조금 더 촌스러운 스타일의 여자를 선택하는 걸까.

패션왕의 선택, 신세경 vs 소녀시대 유리


여자들은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예쁜 여자를 질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매력적이고 시크한 스타일에 관심을 갖고 유심히 살펴본다. 그러나 남자의 생각은 여자와 조금 다른 것 같다. 물론 남들의 시선을 받는 스타일리시한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약간 보수적인 패션을 즐기는 여자에게 더 호감을 갖게 마련이다.

SBS 드라마 ‘패션왕’에서 패션업계에서 특유의 감각으로 성공하는 유아인과 이제훈도 결국 세련된 스타일의 유리보다는 청순미 넘치는 신세경을 선택했으니 일반 회사원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남자들의 상식으로는 여자들이 500만 원짜리 가방을 꼭 들어야 하는 이유 게다가 자신이 선물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유리는 드라마 ‘패션왕’에서 유학파 디자이너 역을 맡은 만큼 감각적인 스타일링과 세련미로 매회 완판 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실제로 발맹, 발렌티노, 미우미우, 발렉스트라, 랑방, 토리버치, 디올, 에르메스 등 다양한 해외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선보여 고급스러움과 화려함을 뽐냈다.

신세경은 천재 디자이너 역을 맡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스스로 옷을 뚝딱 잘 만들어 입었다. 오히려 그 옷으로 남자에게 부를 안겨줬으니 사랑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다. 그는 직업의 특성상 일반적인 착한 여자보다는 패셔너블하다. 그러나 선천적인 외모와 보디라인이 받쳐줄 뿐 특별한 패션 아이템으로 치장하지 않는다. 단지 리본 등의 디테일을 살린 블라우스로 사랑스러움을 연출하거나 카디건을 걸쳐 가녀린 어깨라인을 강조하는 것이 전부이다.

전체적으로 유리는 원 아이템, 원 컬러로 강렬하고 직접적으로 패션 포인트를 강조해 럭셔리하고 화려한 패션을 연출했다. 반면 신세경은 베이직한 티셔츠, 카디건, 원피스 등 기본 아이템들을 믹스매치해 수수하고 청순한 매력을 살렸다.

여자가 좋아하는 여자, 스타일리시한 그녀!


얼굴은 예쁜데 촌스러운 여자와 마스크는 자유분방하지만 옷을 잘 입는 여자가 있다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후자를 선호한다. 얼굴이 예쁜 것은 선천적이기 때문에 따라잡을 수 없지만 스타일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인정하는 옷 잘 입는 여자는 3시간은 족히 걸린 듯 보이는 헤어 세팅, 완벽 메이크업, 대놓고 신경을 썼다고 말하는 옷차림이 아니다. 나시티와 핫팬츠, 무심한 듯 플립플랍을 신어도 패셔너블해보이는 여자들을 동경하고 패셔너블하다고 말한다.

요조숙녀는 진부하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이 늘어나면서 선호하는 패션도 많이 변했다. 부스스하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머리칼, 하늘 끝까지 솟아있는 긴 아이라이, 새카만 쉐도우와 아이라인, 언더라인으로 번진 것인지 의도한 바인지 헷갈리는 스모키 메이크업, 레오파드 패턴 스커트, 레깅스와 스커트, 계단을 달고 다니는 듯한 웨지 통굽 등등. 여자들이 패셔너블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남자들에게는 무서움과 같은 의미일지도 모른다.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 2% 촌스러운 그녀?


만약 여자들의 ‘남 주기는 아깝고 내가 갖기에는 글쎄…’의 심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남자들의 ‘내 여자는 안돼’ 의 심리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남자들은 화려하고 섹시한 여자들을 좋아한다. 가끔은 시선을 빼앗겨 연애를 시작하고 친구들에게 애인을 자랑하며 우쭐해 한다.

그러나 진지한 관계를 생각하는 경우 이내 부담스럽다는 핑계로 화려하고 패셔너블한 여자를 포기하고 여자들이 보기에는 다소 촌스럽거나 지루할 만큼 평범한 스타일의 여자를 선택한다. 어떤 자리를 함께해도 무난하게 어울리고 같이 있을 때 시선을 끌기보다는 편안함을 주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남자가 여자를 보는 눈과 여자가 여자를 보는 눈이 다르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실제 눈코입의 생김새, 신체 치수 등 미를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예쁘면 다 용서된다던 외모지상주의적 발언과는 달리 남자들은 의외로 현실감을 중시하고 부담스러운 섹시 미녀보다는 편안한 훈녀 스타일을 찾고 있는 듯 하다.
(사진출처: SBS ‘패션왕’ 방송 캡처, MBC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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