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YS·이희호 여사 예방
동교동의 25분은 화기애애했고, 상도동에서의 20분은 어색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과 오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차례로 예방했다. 굳이 말하면 같은 진영이라고 할 수 있는 김 전 대통령은 박 후보를 맞아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지었고, 반대 진영인 이 여사는 온화하게 맞았다.
이날 오후 2시40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김대중도서관 5층 김 전 대통령 집무실. 이 여사와 마주 앉은 박 후보는 “이 방에서 제가 ‘아버지 시절에 많이 피해 보시고 고생하신 데 대해 딸로서 사과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화답해주셨다. 그래서 그 말씀을 잘 간직하고 있다”며 “아버지 기념관 건립도 결정해주셔서 감사드렸던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오른쪽)가 22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방문, 고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
▲ 박 후보에 “칠푼이” 발언
YS 시종 굳은 표정, 그냥 “잘하라”
▲ “DJ에 감사의 마음” 박 후보에
이희호 여사 “육 여사 좋은 분”
이 여사도 박 후보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에 대한 기억을 꺼내며 화답했다. 그는 “국회의원 부인들을 청와대에 다 초대해서 점심을 주셨는데 정말 친절했다. 얼마나 고맙게 생각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여성과 남북관계 문제 해결을 당부했다. 그는 “여성으로서 만일에 당선이 되면 여성의 지위가 법적으로는 많이 향상됐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으니까 세세한 데까지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여성들이 가정과 일을 양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답했다.
이 여사는 또 “근래 개성공단 관광도 중지됐다. 하루 속히 통일이 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자, 박 후보는 “대결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와 이 여사 간의 만남은 2009년 8월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김 전 대통령 병문안을 간 지 3년 만에 이뤄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왼쪽)이 22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으로 찾아온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를 맞아 굳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
박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았다. 박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이 만난 것은 2008년 10월1일 김 전 대통령 부친 타계 당시 조문 이후 4년 만이다.
박 후보를 만난 김 전 대통령은 웃음기 없이 굳은 표정이었고, 계속 의자에 기댄 채 이야기했다. 김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19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앙금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인지 내내 서먹한 분위기였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박 후보를 향해 “칠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이날 “대통합을 이뤄나가는 것을 잘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나라가 참 어렵다. 경제, 사회적으로도 참 어려운 때”라면서 “이때 여당의 대통령 후보는 참 중요한데 잘하라”고 답했다.
또 “많은 산을 넘어야 할 텐데 하여튼 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적 조언이라기보다 거리감을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날 예방을 두고 친박 측에서는 “역시 아직 화해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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