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세마리 맞추는 단순게임
순위싸움에 간부들 경쟁 유발
본인 대신 부하직원 시키기도
휴대폰 소리에 업무차질 예사
일부회사 게임금지 지침 내려
60초 동안 같은 동물 세 마리 이상을 가로ㆍ세로로 맞춰 없애는 단순한 게임 ‘애니팡 포 카카오(KAKAO)’ 때문에 직장인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애니팡은 소셜게임(SNG)으로 실시간으로 순위가 매겨지는 경쟁 요소가 담겨있다. 1주일 단위로 지인들과 점수를 경쟁하게 되는데, 직장 간부들이 순위 경쟁에 나서면서 부하 직원들이 상사 대신 게임을 해야하는 등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니팡은 출시 2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 1500만건, 1일 사용자 800만명, 동시접속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실제로 지하철 등 공공장소나 회사 인근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장인들이 애니팡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서울 모 대기업에 근무하는 A(29) 씨는 최근 직속 상사에게 애니팡을 가르쳐 줬다가 낭패를 봤다. 상사가 점점 애니팡 하는 시간을 늘리더니 최근엔 다른 부서의 간부를 이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사는 최근 A 씨에게 애니팡 점수 40만점을 만들라는 지시를 했고, 결국 A 씨는 하루에 몇 시간씩 상사의 스마트폰을 들고 애니팡 게임을 해야 했다.
A 씨는 “직장 상사들끼리 애니팡 순위 싸움이 벌어지면 피를 보는 것은 그 아래 직원들이다”면서 “정작 자신은 요즘 애니팡을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애니팡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서울의 모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B(32) 씨는 “회사에서 하루종일 애니팡에 매달리는 직장 상사 때문에 자신이 상사의 업무까지 떠안게 됐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업무시간에 애니팡 소리를 크게 켜 놓고 게임에 열중하는 직장 상사다. B 씨는 “다른 부서 직원들은 직속 상사가 옆에서 스마트폰 음량을 크게 켜 놓고 애니팡을 해 게임 소리 때문에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을 아예 금지시킨 회사도 있다. 서울의 모 중소기업은 스마트폰을 전화용도로만 사용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서울의 유통업계 대기업에 근무하는 C(28ㆍ여) 씨는 “최근 근무시간에 애니팡 하지 말라는 사내 공지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직장 내 애니팡 대회를 여는 곳도 있다. 직장인 D(34) 씨는 “사장님이 애니팡에 푹 빠져 애니팡 대회를 열기로 했다”면서 “애니팡이 또 다른 업무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현재 직장에선 애니팡 하트 주고받기가 사회생활의 일부가 됐다. 애니팡은 하트가 없으면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데 하트는 8분에 1개씩 생성되고, 남에게서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1시간에 한 번씩 직장상사에게 애니팡 하트를 선물하는 것이 업무가 돼버린 상황이다. 서울의 금융업계 종사자 E(29ㆍ여) 씨는 “상사들은 부서 내 직원들에게 하트를 보낸 후 다음 날 아침 왜 하트를 받고도 하트를 보내지 않느냐고 성화를 부린다”면서 “일부 직원들은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하루 일과처럼 하트를 직장상사에게 보낸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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