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살아 숨쉬는 고택…민족의 고고한 혼 오롯이
선비정신 품은 소수서원…도포 입고 전통문화 체험
[CBS 라영철 기자] 경북 영주 '선비촌'
올 여름 무더위와 씨름하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릴 만한 여행지는 어디일까. 경북 영주가 바로 그런 곳이다.
하늘 향해 우뚝 솟은 산 봉우리가 온 누리를 품은 듯 장엄하다. 푸른 소백산 정기가 스멀스멀 대지를 감싸 흐른다. 푸르름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영주에는 옛 선현들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촌락, 이름처럼 고고한 자태로 아담하게 자리 잡은 '선비촌'이 있다.
고단한 일상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이 청정하고 고고한 정취. 바로 선비의 고장, 영주에서 누리는 특별한 호사다.여름날을 정리하며 선비촌을 거닐어 보자.
경북 영주 '선비촌'은 이름 그대로 옛 선비들의 마을이다.
옛날 선비의 숨결이 초록빛 바람에 실려 피부에 와 닿는 듯하다.
곧고 위엄 있는 선비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길.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치 조선시대 선비들이 살던 시절로 돌아간 듯, 마을 풍광이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다.
우리 민족의 기품 있는 생활철학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선비정신'. 선비촌에 들어서면 옛 선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듯, 내 주위로 신비로운 기운이 감돈다.
빼어난 자연을 배경으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이곳은 우리 민족의 생활철학이 담긴 선비정신을 엿볼 수 있다.
선비는 학문(유학)을 닦는 사람을 말한다. 더 넓게는 '덕이 있고 고결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란 의미도 있다.
선비촌이 있는 경북 영주시 순흥면은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문풍(文風)이 드높았던 고장이다.
그래서 일까. 이곳에서는 몸가짐이 반듯해지고 마음가짐 역시 차분해진다.
위엄한 기운이 느껴지는 기와지붕 집들이 눈앞에 나타나고 담장 사이 길목을 걸으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혹시 이곳이 전생에 내가 살았던 곳은 아닐까? 이 큰 기와집에 앉아 글을 읽지 않았을까?' 혼자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천천히 걷는다.
선비의 얼이 깃들어 있는 마을이라 그런지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것도 흐트러짐 없이 나도 모르게 자세가 꼿꼿해진다.
더없이 평화롭고 고요한 고택 마당을 거닐면서 옛 정취에 푹 빠진다.
선비촌에 머물게 되면 '오래돼 예스러운 풍치나 모습이 그윽하다'는 뜻의 '고색창연'이 떠오른다.
선비들의 고택을 재현해 놓은 곳이지만 실제로 옛 마을을 복원해 놓은 듯 고즈넉한 기운이 물씬 풍긴다.
전통 민속마을의 옛 모습이 그대로 재현돼 있어 사극의 촬영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선비촌은 영주시가 1997년 순흥면 청구리 일대(5만6000㎡)에 고택과 정자, 성황당, 저잣거리를 조성해 선현들의 학문탐구와 전통 생활 모습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한 곳이다.
특히 보존 가치가 높은 영주 지역 선비들의 고택을 이곳에 재현해 놓았다. 고택들은 그곳에 살았던 선비들의 행적에 따라 나눠져 있다.
스스로를 갈고 닦은 후 다른 사람을 이끈 지도자의 집은 '수신제가(修身齊家)', 중앙정계에 진출한 선비들의 집에는 '입신양명(立身揚名), 일신의 안위를 고려하지 않고 잘못된 것을 서슴없이 비판했던 선비들의 집에는 '거무구안(居無求安·거처함에 있어 편안함을 구하지 않는다)'으로 분류해 나눴다.
선비촌 바로 옆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이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소수서원은 임금이 이름을 지어 하사한 '국가공인 사립 교육기관'이다.
선비촌에서는 단순히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숙박도 하면서 옛 선조들의 주거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또한 선비정신의 계승과 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한 산교육장과 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통예절, 전통혼례, 한지공예, 천연염색, 소달구지체험 등 전통문화 체험과 인성교육, 서당, 전통예절, 다도예절, 한글 서예, 서원 스테이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할아버지들이 한복을 입고 모여 장기를 두고 할머니들이 전통 방식 그대로 다듬이질하는 등의 광경은 이곳 선비촌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무엇보다 고택에서의 하룻밤은 잊지 못할 생동감과 추억을 선사한다.
늦여름 밤 대청마루에 앉아 별들을 쳐다보고 시원한 야외 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가을문턱에서 영주 선비촌에서 보낸 시간은 '고즈넉한 여유' 그 자체다.
옛 선조들의 숨결과 정취를 느끼며 잊혀져 가는 우리 전통문화를 되새길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경북 영주시
경북 영주 선비마을 여행정보 |
① 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울-경부(중부)고속도로-신갈(호법)IC-영동고속도로-남원주IC-중앙고속도로-풍기IC-순흥 ▶ 대중교통 고속버스 : 동서울터미널 -영주시외터미널 / 시내버스 영주-순흥 (30분 소요) ▶ 선비촌 위치 : 경북 영주시 순흥면 청구리 357번지▶ 문의 : 054-638-6444 / www.sunbichon.net ② 맛집 ▶ 순흥전통묵집: 영주시 순흥면 읍내리 / 묵밥 ▶ 홍주식당 : 영주시 순흥면 읍내리 / 오징어불고기 ▶ 청다리 옛집 : 영주시 순흥면 내죽2리 67 / 오리백숙, 닭볶음탕 ▶ 영주축협한우프라자 : 영주시 순흥면 읍내리 / 한우 숯불구이, 불고기 ③ 숙소 ▶ 괴헌고택 : 영주시 이산면 두월리 877 / 054-636-1755 ▶ 반학헌 고택 : 영주시 이산면 신암리 111번지 / 054-637-0038 ▶ 순흥민박 : 영주시 순흥면 읍내리 472-1/ 054-634-4311 ▶ 옥녀봉자연휴양림 : 영주시 봉현면 테라피로 124 / 054-639-7490 /www.oknyeobong.com |
eli700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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