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이 장애아 출산 가능성을 높인다는 통념과 달리, 신생아의 장애 문제는 아버지의 나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버지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이가 자폐증, 정신분열증 등의 정신질환을 안고 태어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아이슬란드의 유전자분석기업 디코드 제네틱스(deCODE Genetics) 연구팀은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78명의 아이슬란드 아이들의 유전자(DNA) 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어머니의 나이와는 관계없이 아버지의 나이가 많을 때 태어난 아이에게서 자폐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나이가 20대 때 태어난 아이들에게서는 평균 25개의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반면, 40대 이상의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게서는 평균 65개의 유전자 변이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아버지의 나이가 한 살 더 많으면 유전자 변이가 2개 더 생기는 것으로 추정됐다.
남성에게서만 이 변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원인은 난자보다 정자의 생성 세포가 더 활발히 분열되는 특성에 있다고 분석됐다. 건강하지 못한 생성 세포가 분열과정에서 비정상인 유전자를 만들어 낼 때, 정자에서 비정상 유전자가 더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이 나이들면 정자 생산 세포도 노화되기 때문에 이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더 높아지는 것이다. 자폐증은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는 과정에서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신체기형 등 여러 기형은 임신 중 대부분 발견이 가능하지만, 자폐증은 출산 후에야 검사가 가능하다.
연구를 이끈 캐리 스테판슨 디코드 제네틱스 최고경영자(CEO)는 “1970년대 이후 만혼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아버지 평균 나이가 상승했다”며 “이 현상이 현대 사회에 자폐증이 증가한 것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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