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7일 금요일

올 가을은 팬츠의 전성시대





































이번 시즌 런웨이를 평정한 팬츠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넉넉한 사이즈의 와이드 팬츠다. 미니멀부터 걸리시, 매니시 등 다양한 무드로 갈아입은 와이드 팬츠가 디자이너들의 열렬한 애정 공세로 런웨이를 물들인 것. 그동안 스키니와 배기팬츠의 아성에 가려 2인자 자리에 머물러 있던 와이드 팬츠는 1970년대 매스큘린이 트렌드 월드로 진입함에 따라 다시금 조명받기 시작했다. 걸을 때마다 팔락거려 일명 ‘통바지’로 불리는 와이드 팬츠는 모델처럼 늘씬하고 긴 다리의 소유자라도 자칫 푸대 자루를 걸친 것처럼 엉성해 보이거나 다리가 짧아 보이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리얼웨이에서 소화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멀리하기에는 이번 시즌 와이드 팬츠는 너무나 아름답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수밖에! 촘촘하게 짜인 니트, 소프트 레더, 울 등 다양한 소재로 변모한 와이드 팬츠에 멀버리 컬렉션처럼 풍성하고 볼륨감 넘치는 아우터를 매치하고 허리선 윗부분에 얇은 벨트를 더하면 갸날픈 소녀의 실루엣이 오히려 강조되어 페미닌한 매력을 살릴 수 있다. 매니시한 와이드 팬츠의 매력을 제대로 만끽해보고 싶다면 랄프 로렌 컬렉션처럼 남성복에 쓰이는 두꺼운 옷감에 극도로 와이드한 실루엣을 선택하자. 여기에 로샤스 컬렉션처럼 얇은 캐시미어 풀오버나 리본 블라우스를 안으로 넣어 입고 박시한 아우터를 걸친 후 페니 로퍼를 신으면 부담스럽지 않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











1 도트 프린트 와이드 팬츠. 6만9천9백원. 에잇세컨즈.
2
버건디 와이드 팬츠. 가격 미정. 곽현주 컬렉션.
3
핀 스트라이프 와이드 팬츠. 가격 미정. 스튜디오 케이.
4
머스터드 옐로 와이드 팬츠. 13만9천원. 톰보이.
5
로열 블루 와이드 팬츠. 34만8천원. 봄빅스 엠 무어.
6
화려한 프린트 와이드 팬츠. 52만7천원. 푸쉬버튼.












와이드 팬츠만큼이나 눈부신 활약이 기대되는 팬츠는 발목이 보이는 길이에서 커팅된 크롭트 팬츠! 엉덩이에서 허벅지까지는 타이트하다가 무릎부터 밑단까지는 일자로 정확하게 똑 떨어지는, 칼같이 주름 잡힌 테일러드 크롭트 팬츠를 빼놓고 이번 시즌 트렌드를 논할 수 없다. ‘확실하게 길거나 혹은 아찔하게 짧거나’의 극과 극 팬츠 스타일링을 즐긴 걸들이라면 올가을에는 발목 부분에서 댕강 잘린, 모호한 길이의 크롭트 팬츠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지. 걸리시한 루킹을 원한다면 마르니의 컬렉션을 참고하자. 1960년대 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마르니는 볼드한 불투명 화이트 스타킹과 투박한 메리제인 슈즈의 명민한 매칭으로 모던한 레트로 걸을 제안했다. 저스트 카발리는 샤이니한 소재의 크롭트 팬츠로 걸리시한 록 시크 무드를, 아퀼라노 리몬디는 프린트 크롭트 팬츠에 페미닌한 실루엣의 더블브레스트 재킷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속 우아한 여성을 그려내기도. 복사뼈를 스치는 크롭트 팬츠를 입을 때는 슈즈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디스퀘어드 컬렉션처럼 아찔한 스텔레토 힐을 매치하면 섹시한 무드를, 폴 스미스 컬렉션처럼 남성적인 로퍼를 매치한다면 극도의 매니시함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1 은은한 패턴이 보이는 크롭트 팬츠. 23만8천원. JJ 지고트.
2
독특한 프린트 크롭트 팬츠. 가격 미정. 베네통.
3
누드 베이지 크롭트 팬츠. 8만8천원. 리스트.
4
샤이니한 그린 크롭트 팬츠. 가격 미정. 구호.
5
블루 크롭트 팬츠. 36만5천원. 마인.
6
블랙 라이닝 크롭트 팬츠. 가격 미정. 쥬시 꾸뛰르.












18년 만의 최악의 폭염으로 불티나게 팔리며 절정의 인기를 누린 쇼츠는 ‘여름에만 입는 바지’라는 인식을 깨고 올가을까지 그 인기를 지속할 전망이다. 칼날 같은 바람이 몰아쳐도 ‘가을은 아름다워’라며 쇼츠 패션으로 낭만의 계절을 음미하고 싶다면, 추위 속에서도 근사함을 유지하는 단계별 쇼츠 스타일링 비법이 필요하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여름과 가을 사이를 오가는 애매한 초가을에는 여름 쇼츠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 알렉산더 왕이 떠오르는 쿨한 다운타운 스타일을 선보인 유니크 컬렉션은 바스락거리는 소재의 여름 쇼츠에 톤 다운된 박시한 티셔츠와 와이드 벨트를 매치하고 여기에 트렌디한 밀리터리풍 워커로 쿨한 스타일링의 진수를 보여주니 걸들이 참고하면 좋을 듯. 낙엽이 울긋불긋 수를 놓는 완연한 가을에는 단벌 쇼츠만 입기에는 무릎이 시리다. 이럴 때 걸들에게 내려줄 수 있는 처방전은 쇼츠 아래 플러스 아이템을 더하는 것. 코듀로이 쇼츠에 컬러 스타킹과 스웨이드 부츠를 더한 안나 수이와 쇼츠 안에 타이트한 크롭트 팬츠를 겹쳐 입고 화려한 프린트 코트를 매치해 시선 분산 효과를 극대화한 마이클 반 더 햄의 스타일링을 참고한다면 추위 속에서도 쇼츠 패션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1 금속 장식이 더해진 쇼츠. 18만9천원. 주크.
2
기하학 프린트 쇼츠. 12만3천원. 티나블러썸.
3
밀리터리 프린트 쇼츠. 5만6천원. 렛커즈머스.
4
브라운 코듀로이 쇼츠. 3만9천9백원. 에잇세컨즈.
5
레드 울 쇼츠. 15만9천원. 커밍스텝.
6
트위드 프린트 쇼츠. 가격 미정. 플라스틱 아일랜드.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9월호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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